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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원숭이는 어떻게 NFT 시장을 접수했나 [아트마켓 사용설명서]

언론사(미디어) 매일경제 글쓴이 송경은 보도일 2022-06-04
10,740회 작성일 22-06-0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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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블록체인 스타트업 유가랩스가 발행한 NFT 아트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클럽(Bored Ape Yacht Club, BAYC)`. 예술 창작물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전 세계 1만개 한정판과 멤버십, 지적재산권(IP)에 대한 오픈 라이선싱 등으로 자산으로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사진 제공=유가랩스

[아트마켓 사용설명서-20]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클럽(Bored Ape Yacht Club, BAYC).' 대체불가토큰(NFT)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4월 미국 델라웨어의 작은 블록체인 스타트업 유가랩스가 원숭이 그림으로 발행한 NFT 아트에서 출발했다.

지루한 원숭이는 암호화폐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뒤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됐지만 그래서 오히려 삶에 지루함을 느낀다. 유가랩스는 이 같은 세계관을 담아 초점을 잃은 듯 지루한 표정의 원숭이를 디지털 그라피티 작업으로 그려 1만개의 지루한 원숭이 그림을 BAYC NFT로 발행했다. 일종의 시리즈 작품인 셈이다.

 



배경색을 포함해 모자, 눈, 의상 등 170가지 다른 특성의 맞춤형 생성 알고리즘으로 원숭이에 희소성을 부여해 각각의 캐릭터들이 고유한 특징을 지닌다. 희소성이 높을수록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식이다.

독특한 점은 유가랩스가 BAYC NFT 홀더(소유자)에게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멤버십을 부여하고 특별한 혜택을 제공했다는 점이다. 특히 본인이 구매한 특정 BAYC NFT의 지식재산권(IP)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즉, 원작자의 권리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소유한 BAYC NFT의 그림 등을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해도 된다는 뜻이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일례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영업을 시작한 햄버거 가게 '보어드 앤드 헝그리(Bored&Hungry)'는 BAYC NFT 홀더가 본인이 소유한 NFT를 브랜딩과 마케팅에 활용했다. 보어드 앤드 헝그리에서는 에이프코인(APE)으로 음식값을 지불할 수 있다. 홀더들에게는 세트 메뉴로 무료 업그레이드를 해주고, 메뉴 이름에는 NFT 커뮤니티 용어를 사용했다. 그 덕분에 BAYC NFT 홀더들이 애용하는 하나의 커뮤니티 공간이 됐다.



그 밖에도 BAYC 캐릭터를 등장인물로 한 드라마 제작부터 캐릭터 티셔츠 등 굿즈 판매, 여러 명의 BAYC NFT 홀더들이 함께 작업한 게임, 광고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IP는 원작자의 동의가 필요하고 로열티를 내야 하지만, BAYC는 각각의 홀더가 원하는 방향과 목적에 맞게 IP를 2차 창작물에 사용할 수 있는 '오픈 라이선싱'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지식재산권에 대한 관념을 깨뜨렸다는 평가다. 사용 권한을 제한하지 않을 경우 희소성이 떨어져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BAYC 프로젝트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이로써 브랜드 가치 역시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림에 1만개 한정판 멤버십과 IP 사용 권한이 더해지면서 유명인사부터 세계적 브랜드까지 BAYC NFT 홀더가 되기 위해 뛰어들었다. NFT 거래 시장에서 최고 인기 수집품이자 투자 대상으로 떠오른 것이다.



실제로 래퍼 스눕독과 에미넘, 가수 마돈나, 저스틴 비버 등 수많은 유명 연예인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마치 한정판 명품을 소비하듯 자신이 전 세계적으로 1만개뿐인 BAYC NFT의 홀더임을 인증하고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설립자인 일론 머스크 역시 트위터 프로필 사진을 BAYC NFT로 바꾸며 홀더 인증 행렬에 합류했다. 아디다스 역시 BAYC NFT 홀더가 돼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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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가 BAYC NFT 홀더로서 올해 초 선보인 컬래버레이션 NFT 상품. 지루한 원숭이에 아디다스가 디자인한 의상을 입혀 한정판 NFT로 3만개를 발행, 개당 0.2ETH(이더리움)에 판매했다. 아디다스는 이 NFT 홀더를 대상으로 컬래버레이션 의류 상품 실물을 무료로 제공했다. /사진 제공=아디다스

BAYC NFT는 최초로 거래될 당시 개당 0.08 ETH(이더리움), 당시 미화로 220달러에 팔렸다. 이후 개당 가격이 1200배 이상 올랐고, 11개월 만에 자산가치 바닥가 152ETH를 달성하면서 제작사 유가랩스는 정확히 기업가치 5조원 규모의 유니콘 기업이 됐다. 현재까지 가장 비싸게 거래된 BAYC NFT는 지난해 10월 소더비 경매에서 팔린 'Bored Ape #8817'이다. 당시 이 NFT는 430만8000달러(418ETH)에 판매됐다.

한편 유가랩스는 이 같은 성공을 바탕으로 메타버스로 사업 확장에도 나섰다. 메타버스 공간 내 가상 토지인 '아더디드(Otherdeed)' NFT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기준 아더디드는 전량 판매돼 총 2억8500만달러의 판매액을 기록했다. 아더디드는 유가랩스가 개발하고 있는 메타버스 게임 '아더사이드(Otherside)'에서 가상 토지로 교환할 수 있는 NFT다.

아더디드는 BAYC 홀더에게만 분양된다. 유가랩스의 자체 가상화폐인 에이프코인(APE)으로만 참여가 가능한 만큼 에이프코인의 가치 역시 함께 상승세를 기록했다.

[송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