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시장서 원화 간편결제·킬러 콘텐츠 다잡을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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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3.0, 블록체인, 대체불가토큰(NFT) 등으로 설명되는 크립토 생태계가 위기에 빠졌다. 가상화폐, NFT 가격이 잇달아 폭락하면서 거품이 꺼지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혹한기'를 맞아 웹3.0을 비롯해 크립토 생태계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결국 승부는 수익 모델과 서비스에서 판가름이 날 가능성이 높다. 웹2.0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처럼 NFT 분야에서도 이 같은 '킬러 서비스'를 내놓는 회사가 네트워크 효과를 선점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한 김우석 라인테크플러스 대표(라인넥스트 이사)는 "현재 시장에 있는 NFT 플랫폼은 진입장벽이 너무 높고, 가상화폐로만 거래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와 연동해 원화로도 NFT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대중화를 위한 비책을 공개했다.
김 대표는 라인 블록체인 사업의 핵심 인물이다. 그가 대표를 맡은 라인테크플러스는 라인의 가상자산 링크와 메인넷 운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대표가 라인의 NFT 사업 전담법인인 라인넥스트의 사업이사직을 겸하고 있는 만큼 라인넥스트의 NFT 플랫폼 도시(DOSI)와 라인테크플러스의 가상자산 링크(LINK) 간 시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NFT 생태계의 현재 문제점은.
▷지금 생겨나는 문제들은 NFT 거래가 모두 가상화폐를 기반으로 한다는 데서 기인한다. 가상화폐 가격이 떨어지면 게임 아이템, 서비스, 재화 가격이 모두 폭락한다. 그럼 결국 유저들이 떠난다. 경기가 안 좋다고 게임을 덜 하진 않는다. 가상화폐 논리만 갖고 NFT가 운영되는 게 문제다.
―웹3.0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웹2와 웹3도 결국 수단이다. 웹2나 웹3 중 한쪽에 편향된 시각을 가져선 안 된다.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본질에 집중하고 답해야 한다. 이용자에게 더 편한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하느냐 하는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즉 웹3도 일부 채택하고 웹2도 채택해 가장 잘 조합하는 싸움이다. 앱이 당장 여러 한계가 있지만 어느 정도 타이밍에서는 모바일 앱도 고려할 계획이다. 모바일로 더 많은 이용자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규격을 갖고 플랫폼을 만들기보다는 웹3.0의 NFT 경험을 10억명에게 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관점에서 기술과 서비스를 조합하는 설계를 고민하고 있다.
―NFT가 웹3.0 블록체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NFT가 빠진 웹3.0과 블록체인은 서비스나 상품은 없는데 금융만 있는 것과 같다. 이러면 투자와 투기밖에 남지 않게 된다. 가상화폐가 갖지 못했던 동기를 NFT가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NFT는 그 자체로 재화와 상품 멤버십의 표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확대―NFT 플랫폼 자체도 변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문제는 접근성이다. 현재는 NFT 지갑(월렛)의 사용성이 너무 어렵다. 모두 가상화폐로만 결제하는 것도 어렵다. 그래서 네이버페이(한국), 라인페이(일본) 등 간편결제와 연동하는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
―NFT 가격이 폭락한 이유는.
▷웹3.0을 토큰 이코노미라고 생각했던 시기가 있었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프로젝트 서비스라도 토큰 보상을 붙이는 순간 망가지는 것을 목격했다. 토큰 가격이 내려가고 보상가치가 떨어지면서 결국 서비스도 지속가능하지 않게 된 것이다. 가상자산 자체가 스테이블하지 않은 상황에서 토큰 이코노미, 탈중앙화, NFT 등 너무 많은 것을 붙여서 무거워진 것이다. NFT의 본질은 결국 콘텐츠다.
―NFT 분야에서 킬러 콘텐츠는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을까.
▷두 가지가 핵심이다. 좋은 콘텐츠와 플랫폼 인프라스트럭처가 필요하다. 현 상황은 플랫폼 인프라 문제와 한계가 너무 많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가 나와도 대중화가 쉽지 않다. 결국엔 하나의 지갑으로 여러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콘텐츠는 시장이 가장 중요하다.
―파트너사가 많이 늘었다.
▷현재 논의 중인 파트너사가 글로벌 단위에선 200~300곳이 있다. 현재 NFT 시장은 오픈마켓만 있다. 앞으로는 브랜드 스토어 형태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브랜드와 상품, 팬덤이 창출해 내는 가치가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유명한 IP는 무조건 NFT로 성공할 수 있나.
▷NFT로는 오히려 실패할 가능성이 더 높다. 큰 회사 IP에서 이미지를 찍어내서 파는 것, 유명하니까 팔리겠지라고 생각하겠지만 오히려 IP를 소모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IP를 소모하지 않고 IP를 향유하는 팬덤과 함께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황순민 기자]

